기억 그리고 기록/영화 리뷰

삼일절을 생각하며 삶의 태도 바라보기 - 영화 “암살”

바람결에.. 2023. 3. 1. 13:28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을법한 질문, “내가 과연 일제강점기에 태어났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 사실 이러한 질문은 지금 어떤 자세로 살고 있는지 비춰보면 대충 그려질 수 있는 부분이지 않을까 예상해 보기도 한다. 

 

삶을 사는 태도를 여러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지만 크게 현실주의자와 이상주의자로 나눌 수 있고, 이 또한 ‘낙관적인’ 현실/이상주의자인가 혹은 ‘비관적인’ 현실/이상주의자인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은 거의 대부분 낙관적인 현실/이상주의자이지 않았을까?

 

사실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해 있는 세상에서 이런 카테고리 몇 개로 나눈다는 것은 무의미한 일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현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에서 과거의 역사를 비춰본다면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는 상상이라 생각한다. 또한 이러한 상상을 도와줄 수 있도록 역사와 관련된 많은 영화들이 나왔기에 우리는 살지도 않았던 과거의 모습을 작품으로 떠올려볼 수 있다. 

 

ⓒ 암살 - 다음영화

 

영화 암살의 등장인물 중 ‘속사포’는 신흥무관학교 출신의 투사이지만, ‘독립운동도 배가 불러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중요한 임무를 할 때는 돈을 요구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미 조국을 위해 이상주의자로 살고 있으면서도 바로 눈앞의 현실을 인식하는 모습이다. 그래도 그 현실이 비관으로 흐르게 하지 않고 끝까지 낙관을 향해 갔던 것 같다.

 

반면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도 돈만 받으면 어떤 사람이든 죽이는 캐릭터로 나왔으나, 실제로는 친일반민족행위자인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기 위한 조직에 가담했다가 킬러가 되었다고 하니, 이상을 추구하고자 하나 결국 뜻대로 되지 않아 돈을 추구하는 삶을 산 인물로 묘사되는 것 같다. 살짝 비관으로 흐르면서 약간의 허무주의 쪽으로 흐른 것 같기도 하다.

 

ⓒ 암살 - 다음영화

 

영화 암살에서 아마 제일 인상 깊은 캐릭터는 ‘염석진’이겠다. 김구의 신임을 받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경무국 대장이지만, 알고 보니 스파이였던 인물이다. 그 또한 열혈 투사였으나 눈앞의 죽음을 통해 현실을 직시하게 되고, 그동안 자신이 생각해 온 이상이 너무도 멀게 느껴져 결국 변절해버리고 만다. 얼마나 멀게 느껴졌으면 광복 후 “해방될 줄 몰랐다”라고까지 할까. 이 인물이 낙관적 이상주의자였다가 급 비관적 현실주의자가 된 모습으로 비춰진다.

 

이렇게 인물들을 분석하는 접근법이 구체적이진 않더라도 나름 쉽게 대입해 볼 수 있는 방법 같다. 사실 일반 서민들은 이러고 저러고 할 수 있는 힘이 없다. 다만 마음으로는 언젠가 이런 상황이 끝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산다거나, 아니면 부정적인 관점에서 하루하루를 힘들어하며 고통 속에 살아가는 모습이거나, 그 중간 어디쯤이지 않을까. 계속 지금의 처지가 계속될 것 같아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 우리네 삶인 것 같다. 그렇다면 긍정적으로 희망을 안고 살아보는 것이 좀 더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