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커피 중독성을 보였던 나는 입맛을 조금 더 다채롭게 하기 위해 대학생 때 데자와라는 밀크티를 입에 대기 시작했다. 상상했던 것보다 맛있어서 수업 전에 하나씩 자판기에서 빼먹었다. 당시 싸이월드 때문이었는지 이미 나의 생일을 알고 있는 선배 동기들에게 당일날 기념으로 데자와 한 캔만 사달라고 해서 30개 정도 모아 사물함에 넣었던 적도 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재밌는 추억이다.

버블티의 첫 시작은 ‘따뜻한 타로 버블티’였다. 지하철로 다섯 정거장은 가야 마실 수 있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먹는 음료가 되었다. 온기가 타로향의 어떤 그윽함을 더 품어주는 듯했고, 같이 씹히는 버블은 부드러운 단맛을 더 가미시키는 듯했다. 타로를 따뜻하게 처음 접해서 그런지 내 입맛에 아이스는 덜 맛있었다. 버블도 아이스에 담긴 것은 더 고무 느낌이 나는데, 따뜻한 밀크티에 담긴 버블은 뭔가 더 부드럽게 느껴졌다.

사실 이 모든 걸 잊고 살아왔는데, 가까운 이마트 안에 있는 노브랜드에서 타로향 밀크티를 발견한 순간, 자연스레 손이 갔다. 그리고 비디오 빨리 감기를 하듯 머릿속은 빠르게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갔다. 삶을 살아갈수록 곳곳에 추억을 심겨놓은 느낌이다. 이렇게 마트에서까지 회상을 하게 될 줄이야. ‘생은 이야기 보따리인 것일까’ 생뚱맞게 진지모드가 된다.

머그컵에 우유를 절반 이하로 따르고 700w 기준으로 1분 30초 돌린다. 그리고 이 타로향 밀크티 1포를 뜯어서 붓는다. 녹이고 나서 간을 보고 좀 센 것 같으면 우유를 조금 더 부어서 기호를 맞춘다. 나는 내 기준에 딱 맞는 우유의 양을 이미 찾았고 지금은 집에서 맛있는 따뜻한 타로 밀크티를 즐기고 있다.


온기를 품은 향긋한 타로 밀크티를 담은 위 사진의 ‘머그컵’에 대해서는 전에 포스팅한 적이 있는 것이다. 내가 얼마나 커피를 즐기는지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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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버블티 펄은 사지 않았다. 아직은 이대로도 충분하지만 나중에 또 옛 기억이 스멀스멀 올라오면 그땐 펄을 주문해서 함께 곁들여서 먹어봐야겠다.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린 나의 20대 청춘을 회상하면서.
*이미지 출처 : pexels.com,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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